[한섬칼럼] 영부인의 패션외교, 산업가치 높인다
[한섬칼럼] 영부인의 패션외교, 산업가치 높인다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21.11.12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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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성·항균·소취 우수한 하운지
피나텍스 대비 낮은 인지도 문제점
G20서 친환경제품으로 세계가 홀릭
토종 중소기업 성장에 디딤돌 된다
대표사례 올버즈, 기업가치 41억 달러

한지를 접목한 원단 ‘하운지(HAUN JI)’와 파인애플 잎에서 추출한 섬유로 만든 ‘피나텍스(Pinatex)’, 선인장을 활용한 ‘데세르토(Desserto)’는 대표적 식물성 가죽이다. 코로나 이후 ESG 경영이 강조되면서 친환경 제품은 더 주목받고 있다. 

이중 한원물산은 2014년 회사를 설립하고 2015년 본격적으로 닥나무 껍질로 만든 한지에 원단을 접합한 식물성 소재 ‘하운지’를 선보인 토종 기업이다. 하운지는 가볍고 통기가 뛰어나다. 한지가 지닌 항균, 소취 등 기능성을 제공한다. 피나텍스와 하운지는 석유계가 포함돼 있지 않은 식물성 섬유질 기반으로 생분해된다. 하운지는 생분해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인 인터택이 실험한 결과 하운지는 45일씩 4회에 걸친 135일간 테스트에서 83.3%가 생분해됐다. 선인장 가죽 데세르토는 분해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1200일 안에 생분해되고 최대 32%까지 생분해 또는 퇴비화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 태생 피나텍스는 스페인 출신의 디자이너 카르멘 히요세가 7년여 노력 끝에 만들었다. 피나텍스의 경우 휴고 보스, H&M, 나이키 등 유명 패션 브랜드가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 나이키가 제품 일부에 피나텍스를 사용하면서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피나텍스에 비해 하운지는 인지도가 낮다. 중소기업은 좋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 진출의 마케팅 활동이 원활치 않아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한원물산은 해외 전시에서 1~2번 참여했다. 한원물산 정우한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R&D 투자를 계속하면서 해외전시까지 매번 나가기가 쉽지 않다. 해외 전시 한번 나갈 때 3000만원 이상 든다”며 “세계에 제품을 알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잘 알려진 피나텍스보다 하운지 가격이 2배 이상 저렴하지만 신소재라는 특성 때문에 국내기업조차 친환경소재 활용을 꺼렸다”며 “코로나 이후 친환경 원단을 찾는 디자이너들이 상품경쟁력을 맞추기 위해 하운지를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피나텍스는 유럽 기업인 만큼 해외 전시에서 알릴 기회가 많다. 또 유럽 기업들은 새로운 소재를 제품에 적용하는 경향이 높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유명 브랜드가 사용했다는 것이 알려져야 사용한다”고 말했다. 

한지로 만든 친환경 식물성 ‘하운지(왼쪽)’ 원단을 사용한 ‘페리토(오른쪽)’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G20 정상회의 정상 배우자 모임에서 선보이면서 가방이 완판됐다.
한지로 만든 친환경 식물성 ‘하운지(왼쪽)’ 원단을 사용한 ‘페리토(오른쪽)’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G20 정상회의 정상 배우자 모임에서 선보이면서 가방이 완판됐다.

지난달 31일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G20 정상회의의 배우자 모임에서 한지로 만든 가방을 들고 패션외교를 펼쳤다. 전세계가 코로나 19 이후 친환경과 탄소배출 감소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부인이 토종 친환경 제품을 알린 것은 시의적절했다.

영부인이나 유명인사의 패션외교는 한국 기업들 성장에 마중물이 되고 경제적 파급 효과가 커진다. 최근 영국 유명 기업의 파트너(벤더사)는 영부인이 손에 든 가방 소재가 하운지임을 알아보고 미뤄왔던 주문을 했다. 작년 11월 유지현 대표가 런칭한 브랜드 페리토는 영부인이 든 베스트 가방을 비롯해 대부분 상품이 완판돼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외국 사례에서 보면 패션외교의 긍정적 경제효과는 더 크다. 2016년 3월 런칭한 스타트업 브랜드 올버즈는 현재 기업가치가 급상승했다.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신어 친환경 슈즈로 알려진 올버즈는 11월 초 상장을 추진해 41억달러(약 4조8449억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미국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24세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재단을 설립해 환경 문제에 관심을 보이며 올버즈에 투자하기도 했다.

올버즈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CEO들이 많이 신으면서 유명해졌다. 백범 김구 선생이 ‘백범일지’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며 문화강국이 되기를 원했던 것처럼 친환경을 앞세운 섬유패션 기업이 전세계를 사로잡을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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