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22)] 코로나 확산을 막기위한 ‘백만개 마스크’ 캠페인
[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22)] 코로나 확산을 막기위한 ‘백만개 마스크’ 캠페인
  • 편집부 / ktnews@ktnews.com
  • 승인 2020.10.1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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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사람들 마스크에 거부감
인식전환 위해 다방면 노력

이탈리아 국민들은 지난 2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전염병 예방을 위한 여러가지 수칙 중 마스크 착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해 왔다. 대부분 이탈리아인들은 점차 마스크를 착용하는 습관을 갖게 됐는데 그 시작은 결코 쉽지 않아 보였다.

한국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었듯 유럽인들의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부정적 관념으로 인해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유럽국가들은 부분적 폐쇄를 다시 고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사실상 2월부터 5월초 기간에는 한국의 KF94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전문화된 마스크를 약국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그 당시 천마스크와 필터링이 잘된 것처럼 보이는 마스크는 거의 중국에서 건너온 제품이었고 메이드 인 이탈리아(Made in Italy) 제품을 찾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밀라노를 포함한 롬바르디아주와 북부지방에서 코로나19 초기 확산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롬바르디아주는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대책과 예방법에 대한 여러 방안을 모색했다.

그 일환으로 폴리마스크 프로젝트(Polimask Project)를 시작했는데 이는 밀라노 이공계 대학인 폴리테크니코 디 밀라노(Politecnico di Milano)가 롬바르디아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아이디어였다.

폴리테크니코의 검증을 거친 생산품에 한해 한국의 질병관리청 격인 ISS(ISTITUTO SUPERIORE DI SANITA) 인증을 받은 제품을 생산, 유통할 수 있게 한 것이었다. 이렇게 폴리마스크 프로젝트는 수술용 마스크뿐 아니라 FFP2(Filtering Face Piece, 유럽에서 통용되는 마스크 등급) 및 FFR3 마스크 그리고 의료 종사자를 위한 보호복, 고글 등 모든 생산품을 검증하는 일을 주로 했다.

또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한 백만개의 마스크’라는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이탈리아인들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이렇게 몇 주 동안 폴리테크니코는 마스크에 사용되는 재료를 연구해 통기성, 수분흡수 저항기능 및 미세입자 여과 효율성을 테스트하는 등 600여개가 넘는 재료 및 마스크 샘플 테스트를 시행했다.

여기에 인테리어 또는 스포츠용품 생산업체들이 마스크 생산에 적합한 공장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면서 이탈리아의 마스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FFP2는 미국의 N95, 중국의 KN95와 같은 것으로 한국의 KF94에 해당한다. 이 마스크는 KF99나 KF94와 마찬가지로 0.4마이크론 크기의 미세먼지를 94% 이상 걸러주는 것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이유로 선호됐다.

그러나 확산 초기에는 쉽게 구할 수 없어 가격이 한때 12유로까지 치솟아 미처 마스크를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 여름에 많이 사용됐던 덴탈마스크가 이탈리아에서는 수술용 마스크라는 이름으로 계절 구분 없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실정이다.

록다운 기간 동안 급격히 가격이 인상되고 찾기조차 힘들어진 수술용 마스크에 대한 불만 섞인 여론이 쏟아지자 정부는 4월경부터 50센트로 일제히 가격을 통제하고 나섰다. 8월 이후에는 이탈리아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면서 그렇게 구하기 어렵던 수술용 마스크를 약국이나 슈퍼마켓, 쇼핑몰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단시간 내에 대량으로 생산된 마스크 품질이 잘 관리되지 못한 탓에 사이즈나 퀄리티에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다수의 의류 생산업체들은 병원에서 필요한 보호복이나 마스크 생산을 내세워 전국적인 록다운 기간에도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세탁해서 재사용 가능한 천마스크를 구입해 쓰게 됐다. 천마스크는 특히 친환경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이탈리아 내 수요도 꽤 높은 편이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약 40여개의 제조업체가 ISS 인증을 받아 천마스크를 생산 유통하고 있다.

그외 다른 다수의 업체들이 소위 패션마스크라 불리는 천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는데 ISS 인증 없이 의류에 속하는 액세서리로 구분해 판매 중이다. 그렇다고 이 업체들이 무턱대고 아무 원단이나 사용해 마스크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이 업체들은 섬유 생산의 전공정에서 글로벌 인증 시스템인 OEKO-TEX 인증을 받은 직물을 사용하는 등 안전성 확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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