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대기자의 화판(化板)-16] 위기일수록 경제관료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
[김종석 대기자의 화판(化板)-16] 위기일수록 경제관료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
  • 김종석 기자 / jskim118828@ktnews.com
  • 승인 2020.02.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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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국내 취업시장에도 타격
중국경제,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 드리워
현대차 부품업체, 생산 차질 우려
섬유업체, 중국 원료수입 지연으로 초비상
경제관료, 중심을 잡고 실물경제 살펴야

코로나 19 여파가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기세다. 국내 취업시장에도 타격을 줬다. 채용전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기업이 속속 발생하는 것은 물론 감기 증세만 있어도 입사시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당락의 스트레스 뿐 아니라 바뀌는 일정도 조정해야 하는 취업준비생들은 이중 삼중 고통을 겪고 있다.

심지어 대기업들은 상반기 공채시즌을 앞두고 채용일정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10대 기업 중 상반기 공채 윤곽을 밝힌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중국 경제에도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다. 경제활동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중국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 넘게 폭등했다. 반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코로나 19 여파로 추가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급이 부족한 만큼 물가는 계속 상승할 것이고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코노미스트도 있다.

12일 제5차 신종 CV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1월 고용동향을 발표했는데 지난달 고용률(15세 이상)은 60%로 0.8% 포인트 증가해 통계 작성한 1982년 7월 이후 1월 기준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한다.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6만8000명 늘어 지난 2014년 8월(67만명) 이후 65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하는데 피부로 느끼는 실물경제는 지난 IMF때보다 더 힘들다는 기업가들이 많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동향 수치만 보면 걱정할 게 없어 보이는데 수치에 의구심이 드는 것은 나만의 문제인가. 통계자료가 의미가 있으려면 후속 정책이 따라야하고 국민에게 신뢰를 줘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계는 숫자 나열에 불가하다.

섬유업계는 15% 의존도가 있는 중국 원사 유입 지연에 따라 생산과 판매에서 차질이 발생하고 오더가 없는 상황에서도 원사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도 국내 원사메이커는 가격인상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대구지역 대형 가연업체는 중국 POY 의존도가 높은데 수입이 안돼서 가동을 줄였다.

국내 원재료 제품 대체가 진행 중이지만 단가와 물량 수급에는 한계가 있다. 대구 경북지역 제조업 손실은 3000억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기업에 대한 금융과 세제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 부품업체 경우 중국물량이 거의 70%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번 사태로 납품이 거의 가정집 음식 배달하듯 긴급하게 이뤄지고 있다. 간부급 포함해서 24시간 주야 긴급생산 중이라고 한다.

외교부와 산업부가 중국정부에 생산설비 가동에 대해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가동율이 30% 선이며 더 큰 문제는 현지공장 직원 출근율이 40%정도 선이라는 점이다. 만약 공장 내부에 확진자가 생길 경우 공장을 일시 폐쇄할 가능성도 있어서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사태에도 현대차 노조는 휴업 기간 통상급 70% 지급안을 수용했다고 하니 새삼 현대차 노조의 막강 파워를 실감하게 된다.

부품업체 직원은 산업부 담당 사무관이 매일 전화 오고 외교부에서도 현지 공장 협의 및 통관절차 간소화 등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하니 일편 안심이 된다. 하지만 모자란 부품의 경우 2월말까지는 1주일분 재고관리 시스템이라 사태가 길어질 경우 휴무나 라인중단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섬유업계 큰 행사인 2020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와 대구패션페어(DFF) 행사가 코로나 19로 인해 3월 개최가 취소됐고 세계 최대 국제 섬유 컨퍼런스 ‘도른비른 아시아’도 국내 개최 예정이었는데 5월로 연기될 전망이다.

코로나 19로 모든 이슈들이 한곳에 몰려 있지만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경제 관료들은 중심을 잡아야 한다. 대통령의 생각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 통계에서 나오는 정확한 상황을 분석하고 대통령에게 가감없이 보고하는 일은 수십년 경제를 다뤄온 경제 관료의 몫이다.

통계자료상 나타난 숫자와 실물경제에서 느끼는 체감과의 괴리는 반드시 줄여야 한다. 듣기 좋은 보고가 대통령의 심기를 편하게 할지는 몰라도 퇴임후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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