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신한방직 - “폐업 문턱에서 직원들이 살려내 새출발했죠”
[Company] 신한방직 - “폐업 문턱에서 직원들이 살려내 새출발했죠”
  • 김임순 기자 / sk@ktnews.com
  • 승인 2019.12.3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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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 주주로 참여해 12억 종자돈 마련…얀 중심 혁신기업 변신
신한방 설비 50% 이상 감축 2만8000추 가동

신한방(대표 한석범)이 신한방직(대표 문형태)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신한방직은 신한방의 기업 가치를 이어받아 질 좋은 원사, 지속가능한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실(Yarn) 중심의 다양한 원사를 생산하는 신한방직은 지난해 8월 1일 종업원 지주회사로 출범, 강소기업 면모를 갖춰가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신한방은 과거 한영대 BYC 창업주가 1972년, 전북 완주에 내의 공장을 만든 것이 모태다. 이후 한석범 대표가 방적분야 신설비를 도입해 생산한 제품이 기존 방적회사의 품질을 앞선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오를 만큼 성장시키기도 했다.

신한방은 BYC라는 확실한 영업망을 등에 업고 단기간 대형 면방기업으로 면모를 과시하며 매출 1000억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높아지는 국내 인건비로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300여 명에 달했던 직원은 지난해 연말 50%구조조정을 거쳐 80명이 남았다.

“신한방직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차별화된 다양한 품종들이 이제는 꽃을 피울 수 있는 시기라고 확신했다”고 말하는 문형태 대표.
“신한방직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차별화된 다양한 품종들이 이제는 꽃을 피울 수 있는 시기라고 확신했다”고 말하는 문형태 대표.

문형태 대표는 많은 생각을 했다. 3년 전 서울영업 본부장을 겸하며 공장으로 내려갔고, 3년 동안 영업환경에 맞는 생산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 없는 것은 중단시키기를 수백 번 거치며, 이제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던 때였다.

신한방직 문형태 대표는 “2018년 연말, 최고경영자의 지시를 받아 ‘회사의 폐업 진행’에 대해 알아보라 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지난해 이전부터 국내 많은 면방기업들이 대부분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는데 열기를 더했고 급기야 신한방도 해외 이전에 대해 검토했다. BYC 봉제공장이 있는 인도네시아로 이전을 검토 했으나, 결과는 아닌 것으로 났다.

문 대표는 폐업을 결론지은 한석범 신한방 대표에게 두 가지의 새로운 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폐업과 구조조정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한 대표는 4월말까지 지켜보자고 했으나 결과는 같았다. 폐업은 거역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기회에 ‘우리가 회사를 살려보자’ 고 생각했다. 문 대표는 함께 일할 수 있는 직원들을 만나서 얘기하고 의논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직원들이 뜻을 같이 했다. 직원이 회사 사업부를 인수해 분사창업 하기로 마음먹었다. 남아있는 직원 76명 중 14명이 주주로 참가했다.

약 12억4000만원이 모였다. 일부 직원들은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소액 참여하기도 했다. 거의 상당수 직원들이 신한방의 퇴직금으로 힘을 보탰다. 어렵사리 초기 운영자금 20억 원이 모여 신한방 방적 사업부문은 신한방직으로 다시 출범했다.

당장 문을 닫아야 할 회사를 직원들이 직접 살린다고 나서니 주변에서 도움과 응원이 쏟아졌다. 참으로 다행이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분사창업 대출을 통해 운영자금 2억 원을, 지난해 10월 열린 회사 출범식에는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과 김광재 전북중기청장, 송하진 전북 도지사 등이 참석해 응원했다. 모회사 신한방 직원들도 도왔다. 새 회사는 신한방이 보유한 생산시설과 원자재 등의 구매에서 좋은 가격에 대금지불도 장기분납으로 힘을 실어주었다.

신한방직 공장은 24시간 3교대로 돌아가고 있다. 월평균 매출 20억 원 규모로 운영된다. 주문은 철저한 오더베이스로 생산한다. 다품종 소량 생산은 직원들에게는 다소 힘이 들지만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분사한 신한방직의 내년 매출은 200억~240억 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신한방직은 신한방의 면사위주 생산으로 어려움이 더 컸기 때문에 이제는 특화아이템위주로  영업한다. 신한방의 총 6만5000추 설비는 50% 이상 감소시킨 약 2만8000추 가동시킨다.

문형태 대표는 “신한방은 전체 계열사가 많기도 하지만 제조업 자체에 대한 가중치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며 “더욱이 주요 매출은 비와이씨에 올인 한다. 신한방의 적자 혹은 흑자에 중요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신한방의 최고 경영자는 제조업은 타 사업에 비해 결코 쉽지 않다는 결론을 냈을 뿐, 방적제조가 경영이 어렵다는 것은 팩트지만 신한방까지 문을 닫는다는 것은 아니다”는 판단을 했다.

“저와 공장장, 그리고 기술진은 이런저런 노력들이 ‘이제야 꽃을 피우고 있을 시기다’ 라는 결론을 내렸고,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감이 넘친다. 리사이클 원사나 지속가능 원사에 대한 특수 아이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문형태 대표는 돌이켜 보면 혼자 고민도 많이 했다. 면방적을 해본 사람으로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직원들의 퇴직금과 퇴직위로금 일부를 모아서 시작을 한다는 것. 하지만 회사를 접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직원들의 중지가 있어야했다. 공장의 핵심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내 뜻을 따르겠다고 했지만 직원들의 한 사람 한사람의 뜻을 알기위해서다.

공장의 대강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투표도 했다. 투표의 결과 70% 찬성을 얻었지만 현재 참여한 직원들은 80%다. 문대표의 발길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형태 대표는 공장을 본사로 하고 서울에는 필수 인원만 두기로 했다. 5월 한석범  대표에게 그대로 보고했다.

한 대표는 고개를 번쩍 들며 ‘자세하게 얘기해보라’며 자금과 모든 것에 대해 이것저것 다(多) 생각해 봤냐? 그림을 그려 보라 재촉했다. 한 대표의 표정은 찬성이었다. 반기듯 힘을 실어줄 것도 예상하게 했다.

직원들에게 6개월분의 퇴직위로금을 줄 것을 제안했고, 퇴직금을 포함해서 40-50억, 최소한 20억 정도는 더 만들어야 된다, 그것으로 되겠나? 폐업 순간 상품이나 자산에 대해 제값을 받기 어려우니 시장가 보다 조금만 낮춰 달라고 요청했다.

“한 대표는 ‘뭐를 얼마나 배려하면 되느냐’고도 했다. ‘문 상무가 한번 해 보겠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다. 종업원들에게 내가 왜 미안하지 않겠나! 기업가로 마음 한편 무거울 수밖에 없는데 자네가 너무 대견하다는 생각이다.’

문형태 대표는 자신감이 넘친다. 신한방 공장 설비경우 타면방사보다 좋은 편이고, 공장 임대가도 배려 받았다. 총 13만평 넓은 부지에 신한방과 BYC 물류, 나머지 30%는 신한방계열사가 소재한다. 신한방 공장만 1만2000평이다. 신한방의 영업망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신한방직  독자로 원료조달하고 생산 판매하는 선순환구조를 안착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방에 모두가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희망을 품어 본다면 그래도 개성공단이 하루속히 활성화가 되면 좋겠다는 꿈을 꾸지만 이대로의 신한방직도 좋은 기업이다. 최고의 기업으로 지속가능한 면방기업 신한방직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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